일상 속에서 귀를 파다 보면 가끔 귀가 먹먹해지거나 갑자기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귀 내부 구조는 매우 민감해 잘못된 귀 청소 습관으로 인해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귀지를 팠을 때 귀가 안 들릴 수 있는 원인과 각 증상에 따른 대처법, 그리고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귀 청소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귀 막힘 현상의 주요 원인
귀지를 판 후 귀가 안 들릴 때 가장 흔한 원인은 귀지의 이경화(impacted cerumen)입니다. 이경화란 귀지를 바깥으로 빼내기보다 안쪽으로 밀어 넣어 귀 안에 단단히 굳어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면봉이나 뾰족한 도구로 귀를 파다 보면 오히려 귀지가 고막 근처까지 밀려 들어가 소리의 전달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갑작스런 귀 먹먹함, 소리 왜곡,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통증이나 이명까지 동반됩니다. 특히 물놀이 후 귀지가 부풀어 올라 막히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에 자주 발생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외이도염입니다. 귀 안쪽 피부는 매우 얇고 민감해 무리하게 귀를 파면 미세한 상처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입하면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고, 부종으로 인해 귀가 막히는 느낌이나 청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려움, 고름, 냄새가 나는 분비물 등이 동반된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단순한 일시적 압력 변화일 수 있습니다. 귀를 세게 문지르거나 갑자기 귀를 후비다 보면 일시적으로 압력 변화가 생겨 먹먹한 느낌이 들 수 있으며, 이는 대개 몇 분 내에 사라집니다. 그러나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귀지나 염증 외의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고막 손상 여부 확인하기
귀지를 깊숙이 파다가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린다면 가장 우려해야 할 상황은 고막 천공(穿孔)입니다. 고막은 외이도와 중이 사이에 위치한 얇은 막으로, 두께는 약 0.1mm에 불과하며 매우 섬세한 구조입니다. 이 얇은 막은 외부의 소리를 진동으로 바꾸어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상될 경우 청력 저하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막 천공은 주로 면봉, 핀셋, 금속 귀이개와 같은 뾰족한 도구를 귀에 무리하게 넣을 때 발생합니다. 갑자기 “딱” 하는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예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이는 고막이 찢어졌거나 구멍이 뚫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후 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흘러나오거나, 이명(삐- 하는 소리), 급격한 청력 저하, 먹먹함, 어지러움 등이 동반된다면 고막 손상을 강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고막은 손상 시 귀 내부 구조, 특히 중이강이 외부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버리기 때문에 세균이나 이물질이 쉽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이염이나 이차 감염으로 번질 위험이 높아져 빠른 대응이 필수입니다. 또한 고막의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이 다르며, 크기가 작고 단순한 천공이라면 몇 주 내로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찢어진 면적이 넓거나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었다면 외과적 수술(고막성형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가 진단이나 자가 치료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귀 안쪽은 눈으로 직접 보기 어렵고, 고막 손상 여부는 이비인후과에서 전용 기기(이경, 현미경 등)로 정밀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통증이나 청력 저하가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귀에서 이물감, 진물, 악취가 나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귀를 더 이상 건드리지 말고 물이나 귀약도 넣지 말아야 합니다.
고막이 손상된 상태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면 감염이 심화될 수 있고, 시중에 파는 귀약 또한 성분에 따라 고막 내부를 자극하거나 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의적인 사용은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귀가 이상하다고 느껴졌을 때는 “청소”나 “소독”보다는 병원 진료가 우선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안전한 귀 청소 및 대처법
귀지가 막히거나 귀가 안 들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체적으로 귀를 파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청소하지만, 실제로 귀지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되는 구조이며 과도한 청소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다음은 안전한 귀 관리법입니다: 1. 면봉 사용 자제: 특히 젖은 상태의 면봉은 귀지와 엉겨 더 깊이 밀어넣을 수 있습니다. 외이도 입구만 살짝 닦아주는 정도로만 사용하세요. 2. 귀 세척은 전문가에게: 귀지가 굳어 청력이 저하됐을 때는 이비인후과에서 전문 장비로 제거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3. 외이도염 주의: 귀를 자주 후비는 습관은 염증을 유발하므로 귀가 가려울 경우에도 억지로 긁지 말고, 귀 전용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4. 귀 안 통증·이명·청력 저하 시 병원 방문: 증상이 하루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응급상황에서는 귀를 절대 더 건드리지 말고,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무리한 자가치료는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귀지는 자가 배출되는 구조이므로 지나치게 귀를 후비는 습관은 오히려 청력 저하나 염증, 고막 손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귀지가 굳었거나 청력이 갑자기 저하됐다면, 자가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시적이라도 귀가 안 들릴 때는 무시하지 말고 귀 건강을 위해 조심스럽게 관리하세요.